후 댓글을 남겨주세요.

국내 증권사들 "인플레 우려에 당분간 관망할 듯…가변성은 커져"
8년간 세계 경제의 조타수 역할을 해 온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9일(현지시간) 의장으로서 사실상 마지막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내달 15일부로 의장 임기가 종료된 뒤에도 이사로서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미 상원 은행위원회는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의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인하 요구에 순순히 응하지 않는 파월 의장에 대해 조기 퇴진을 압박해 왔다.
그런 가운데 미 법무부가 파월 의장을 겨냥해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과다 지출 의혹 수사에 착수하자 공화당 의원 일부는 이를 멈출 것을 촉구하며 인준을 가로막아왔다.
이에 파월 의장이 임기 종료 후에도 한동안 의장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미 법무부가 최근 수사를 중단하면서 예정대로 파월 의장의 임기 종료와 함께 새 의장이 취임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통화 긴축을 지향하는 '매파'로 분류돼온 워시 후보자가 연준 조종간을 잡게 되면 어떠한 상황이 전개될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부는 미국 통화정책 기조에 당분간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금리 인하에 나설 소지가 없지 않지만,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물가 상승 압력을 고려하면 쉽게 돈 풀기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나증권 허성우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강경 비둘기파였던 스티브 마이런 이사가 물러나고 워시가 들어서면 연준의 매파적 색채는 더욱 짙어질 전망"이라며 "물가 정점 통과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긴축 분위기가 이어져, 연내 금리 인하는 9월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도 "워시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려면 연준 위원들을 설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039490] 김진성 연구원은 "워시의 연준은 상당 기간 중립적 관망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다만 중동 전쟁과 맞물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데다 향후 인공지능과 기업투자 위주의 경제 성장으로 고용 여건은 나빠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정책 기조의 가변성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의장 교체 직후여도 워시가 이끄는 FOMC 첫 회의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며 "신임 의장 철학뿐만 아니라 향후 가이던스 관련 표현이 어떤 방식으로 변할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워시 후보자는 그간 연준의 인플레이션 측정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온 만큼, 의장 취임 후 통화정책 경로를 재설계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연준은 그간 물가 상승 압력을 판단하기 위해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개인소비지출(Core PCE)을 주로 참고했는데, 워시 후보자는 양극단 품목만 제외하는 '절사평균'(Trimmed Mean)개인소비지출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iM증권 김명실 연구원은 "절사평균PCE로 보면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에 상당히 근접한다. 워시 체제에서 이 지표가 채택된다면 고금리 기조를 조기에 종료하고 금리 인하로 선회할 강력한 '통계적 명분'이 된다"고 분석했다.
뉴스레터
매일 아침, 핵심 뉴스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후 댓글을 남겨주세요.